On the Circuit
Joohyun Kim
November 11 - December 20, 2011
갤러리 시몬에서는 단위가 되는 개체들의 결합을 통해 유기적인 형태와 구조를 연구하는 작가 김주현의 개인전 “회로에서” (On the Circuit)를 11월 11일부터 12월 20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김주현은 자신의 입체작품과 드로잉과의 관계를 보여줄 예정이다. 일상의 경험에서 수집되고 움튼 다양한 작업의 아이디어가 입체작품으로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고스란히 담는 그릇이 되는 계획서이자 제작도면이며, 또한 그림인 드로잉들을 입체작품과 함께 전시하여 작품 제작의 전 과정을 감상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김주현은 서울대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하고,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미술대학을 졸업했다. 1993년 이후 지금까지 열 두 차례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2005년 김종영미술관에서 개최한 개인전 <확장형 조각>으로 ‘올해의 예술상’과 ‘김세중 청년조각상’을 수상했고, 2009년 록펠러 파운데이션 벨라지오 센터의 레지던시에 참가하는 등 작품성에 대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으며,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가하며 꾸준히 작업을 해 오고 있다.
작가는 그 동안 석고, 종이, 경첩, 와이어, 목재 등을 통해 그가 몰두하고 있는 프랙탈, 카오스, 복잡성과 같은 현대과학의 사유를 조각과 설치작품으로 가시화하여 생태계의 관계망을 표현해 왔다. 그의 작업들은 수학적 계산을 통해 설계된 부분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유기체적인 형태를 보여왔으며, 그 형태가 이루어지는 과정 속에서 작가는 규칙을 만들어 부여하는 등 협조하며 참여하는 입장을 지켜왔다. 그의 작품은 조립, 해체가 가능한 유연성을 띄고 있으며, 단순해 보일 수 있는 규칙 속에 이루어지는 복잡한 실체를 보인다.
이번 개인전을 통해 공개되는 “회로에서” 는 작가가 드러내고자 하는 상호관계성을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전기회로에 담고 있다. “회로에서-접속”은 2배 확산구조로 결합된 전선을 흐르는 한쪽 극의 전기와, 바닥에 놓인 금속판의 또 다른 전극이 피복이 벗겨진 가느다란 철사를 통해 접속되어 수 백 개의 LED를 밝힌다. 서로 다른 두 전극이 만나는 순간 발생하는 빛의 효과를 극대화하여 접속의 의미를 강조함과 동시에 상호관계성의 일면을 보여주고자 한다. 관객은 작가가 부여한 규칙을 통해 확산되고 있는 회로와 그 가운데 흐르는 전기의 순간을 포착하며, 그 광경은 여전히 유기적인 성장의 가능성을 간직하고 있다.
작가 김주현의 작업은 입체작품이기도 하며 흰 표면에 그려진 설계도 그 자체이기도 하다. 현대과학과 수학적 연구를 통해 입체 작업을 구상하고, 그 설계도를 입체화 하는 것이 가장 즐겁다는 작가의 끝없는 열정과 행보에 주목을 바란다.